전통시장은 단순한 장터가 아니다.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품어온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전통시장의 풍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때 시장의 상징이었던 직업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그와 함께 과거의 정취도 희미해지고 있다.
요즘 전통시장을 방문하면 자동 결제가 가능한 무인 가게가 늘어나고 있고,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직업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시장의 필수 요소였던 뻥튀기 장수, 엿장수, 칼갈이 장인, 지게꾼, 손수레꾼 같은 직업들이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직업들은 단순한 생업 그 이상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었고, 전통시장의 정서를 형성하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제는 보기 어려워진 전통시장 직업들이 어떤 것이 있으며, 왜 사라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가치를 어떻게 보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사라져가는 직업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시장이 가진 의미와 변화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자.
1. 점점 사라지는 전통시장 직업들 – 이제는 보기 힘든 풍경
전통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직업들 중 많은 것들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시장을 가면 흔히 마주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일부 오래된 시장에서나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① 뻥튀기 장수 – 어린 시절의 추억이 사라지다
과거 전통시장을 가면 커다란 기계를 옆에 두고 "뻥!"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를 풍기던 뻥튀기 장수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뻥튀기 장수는 쌀, 옥수수, 보리 등 곡물을 즉석에서 튀겨주는 직업으로,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에는 마트에서도 손쉽게 뻥튀기 제품을 구할 수 있고, 위생 문제와 소음 등의 이유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는 아직도 몇몇 뻥튀기 장수들이 남아 있지만, 젊은 세대가 이 일을 이어가는 경우는 드물다. 기존 장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 명맥이 끊기고 있는 것이다.
② 칼갈이 장인 – 날카로운 기술도 점점 희미해지다
옛날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칼이나 가위를 직접 가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전통시장에는 항상 칼갈이 장인이 있었다. 작은 리어카 하나를 끌고 다니며 "칼 갈아요~" 하고 외치는 모습은 전통시장의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칼이 많아졌고, 가정에서도 쉽게 칼을 갈 수 있는 도구들이 보급되면서 칼갈이 장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현재는 일부 노포에서 여전히 칼을 갈아주지만, 대중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젊은 세대는 이 직업을 이어가지 않는다.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은퇴하면서, 전통시장의 칼갈이 장인은 이제 거의 보기 어려운 직업이 되었다.
③ 엿장수 – 이제는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
엿장수 역시 전통시장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과거에는 "엿~ 사세요~" 하며 직접 엿을 늘려 팔고, 재밌는 입담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던 엿장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엿이 많아지고, 길거리에서 직접 엿을 파는 모습이 줄어들면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엿장수의 등장은 단순한 판매 행위가 아니라, 시장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역할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과 대형 마트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정겨운 풍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2. 왜 이런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을까?
전통시장 직업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사회적 변화와 기술 발전이다.
① 자동화와 온라인 쇼핑의 발달
이제는 사람들이 굳이 시장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필요한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자동화 기기와 대형 마트가 보편화되면서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직업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칼갈이 대신 저렴한 칼을 새로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이 되었고, 뻥튀기도 대형 마트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② 젊은 세대의 시장 이탈
전통시장 직업들은 대부분 육체적인 노동이 많고, 수익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젊은 세대는 시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뻥튀기 장수나 칼갈이 같은 직업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만, 이를 배우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있다.
③ 정부 규제와 환경 변화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던 전통시장 직업들 중 일부는 소음 문제, 위생 문제 등으로 인해 규제를 받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뻥튀기 기계는 큰 소음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운영이 제한되기도 했다. 또한, 길거리에서 엿을 파는 행위가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으로 간주되면서 점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결론: 사라지는 전통시장 직업을 지켜야 할까?
전통시장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직업들은 단순한 생업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시장의 문화를 형성해온 중요한 요소들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러한 직업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전통적인 직업들을 그냥 잊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시장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옛 직업들을 재현하거나,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SNS와 연계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 직업을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 등록 및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도 있다.
전통시장은 단순한 거래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다음에 전통시장을 방문할 때는,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장인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들이 남긴 흔적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