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그냥 장터가 아닙니다. 그곳에는 수십 년간 한 자리를 지켜온 노점상,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하는 상인,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장에 뛰어든 청년 창업가까지,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소도시의 전통시장은 특히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중심지이자, 이웃과 정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형 마트와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은 점점 줄어들고, 상인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소도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들의 삶, 일하는 방식, 그리고 전통시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1. 40년간 한자리에서 만두를 빚어온 ‘김00 할머니’
① 하루도 쉬지 않는 전통시장 인생
충청북도 A시에 위치한 한 전통시장. 이곳에서 40년 넘게 만두 가게를 운영해 온 김00(72세)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우리 가게는 내가 30대 초반에 시작했어. 그때만 해도 시장이 붐볐지. 명절 때는 만두 빚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고."
김 할머니의 가게는 작은 공간이지만, 매일 새벽 직접 만든 만두를 팔고 있습니다. 돼지고기와 두부, 부추를 듬뿍 넣은 속이 가득 찬 만두는 단골손님들의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② 전통시장 손님이 줄어드는 현실
하지만 요즘은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가족 단위 손님도 많았는데, 요즘은 시장에 젊은 사람이 별로 없어. 마트 가면 더 편하게 장 볼 수 있으니까."
김 할머니는 시장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하며 변하는 세상을 지켜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의 정과 따뜻함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전통시장에서 꿈을 키우는 30대 청년 사장 ‘이00 씨’
① 대기업을 떠나 전통시장으로 들어오다
전북 B시의 한 전통시장에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줄 서는 가게가 있습니다. 바로 **퓨전 떡볶이를 파는 ‘JH 떡볶이’**인데요. 이 가게를 운영하는 이00(34세) 씨는 사실 대기업을 다니다가 창업을 결심한 청년입니다.
"대기업에서 7년 정도 일했어요. 그런데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하더라고요. 원래 요리를 좋아해서 퇴사 후 창업을 결심했죠."
그는 기존의 전통시장 분위기와는 다르게, 젊은 감각을 더한 트렌디한 메뉴를 개발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② SNS 마케팅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다
이 씨의 가게는 SNS를 적극 활용해 손님을 끌어모았습니다.
"요즘은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SNS 마케팅이 필수예요. 전통시장은 오래된 느낌이 강하지만, 젊은 감성을 더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요."
그는 가게 인테리어를 카페처럼 꾸미고, 젊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메뉴(트러플 떡볶이, 크림 떡볶이 등)를 개발하여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3. 시장을 지키는 부부, ‘이00·박00 부부’
① 대를 이어온 정육점 이야기
경상남도 C시에 있는 한 전통시장에는 2대째 정육점을 운영하는 부부가 있습니다. 이00(58세)·박00(56세) 부부는 부모님께서 운영하던 정육점을 물려받아 30년째 장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이 1970년대에 처음 시작한 정육점이에요. 어릴 때부터 고기 써는 걸 보고 자라서, 자연스럽게 가업을 잇게 됐죠."
그들은 신선한 고기와 정직한 가격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 왔습니다.
② 전통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는 법
하지만 요즘은 대형 마트가 많아지면서 전통시장에서 고기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마트랑 경쟁하려면 뭔가 차별화가 필요해. 그래서 우리는 고기 손질 서비스를 제공해. 미리 먹기 좋게 잘라주거나, 양념해서 팔기도 하고."
또한, 최근에는 **단골손님을 위한 ‘정육 배달 서비스’**도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혼자 장 보러 오기 힘든 어르신들이 많아서 배달을 시작했어요. 그렇게라도 시장을 찾는 손님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거지."
이 부부는 전통시장의 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적응하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 시장에서 만난 또 다른 이야기들
전통시장에는 각자의 사연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 35년째 손두부를 만드는 장인: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루도 빠짐없이 손두부를 만드는 사장님.
- 꽃을 팔며 가족을 부양하는 할머니: 작은 꽃집을 운영하며 시장을 따뜻한 향기로 채우는 할머니.
- 20대 푸드트럭 창업자: 전통시장에서 퓨전 핫도그를 팔며 젊은 감성을 더하는 창업자.
이렇듯 전통시장은 다양한 삶이 얽혀 있는 공간입니다.
결론: 전통시장은 사람이 만든다
전통시장은 그냥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과 정이 스며 있는 곳입니다.
- 40년 넘게 만두를 빚어온 김00 할머니,
- 대기업을 떠나 전통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온 이00 씨,
- 가업을 이어가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이00·박00 부부.
이들이 있기에 전통시장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을 지키는 건 결국 사람의 이야기와 따뜻한 정입니다. 앞으로도 이 공간이 단순한 시장을 넘어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장소로 남길 바라며, 여러분도 한번 소도시의 전통시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